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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1/11/2 11월의 출발 사람기운받기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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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0월에는 과외를 하면 외로움이 채워질 줄 알았다.

 

프랑스어 과외를 하고 첼로 레슨을 받고 피부관리를 받고 

그래도 채워지지 않은 외로움.

 

10월 말에 드는 생각은

'학원을 다녀야겠다'

공부와 운동과 밀착(?) 대화로 공허함이 사라질 거라 믿었지만

또 바뀌네

 

끊임없이 바뀐다

 

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

 

9월 전까지는 

갑작스런 수입원의 변화로

불안에 시달렸다면

지금은 경제적인 불안은 많이 없어졌음

통제가 가능하고

예측 범위 안에 들어오기도 했고

익숙해지기도 했다.

 

그 다음으로 경제의 불안이 사라진 자리를 차지 한 것은

외로움과 공허함

 

계속해서 화두가 바뀐다

올해 초까지만 해도

나는 사람을 만날 수가 없었다

'내가 하는 말들과 행동은 피해를 준다'

내 뇌속에 박힌 생각.

 

잘난척 고고한척 다아는척

자존감 바닥으로 튀어는 온갖 자기치장들에

사람을 만나고 나면 그 괴로움은 말로 할 수 없었다.

 

3년을 그렇게 입다물고 고개숙이고 다녔더니

이제는 좀 편해졌다.

굳이 나를 포장하지 않아도 된다.

프랑스어를 하는 사람 4개국어를 하는 사람 첼로를 하는 사람 등등

사람의 시선에 치일 때마다 나를 방어하기 위한 명함들은

이제는 굳이 필요가 없어졌다

 

프랑스어를 진짜 할 줄 안다

첼로를 진짜 할 줄 안다

4개국어를 진짜 할 줄 안다

돈도 많이 번다.

 

애매하게 할 때와

확실히 할 떄는 

완전히 다르네

 

진짜 장착이 되었을 때는 척 하지 않는다

단단하기 때문에

채워졌기 때문에

그렇게 아팠던 시선과 말들도 별로 아프지가 않다

굳이 억지로 보호막을 치지 않아도 된다.

 

그냥 그 다음이 보일 뿐

도달하면 너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

막상 와보니 또 가야할 길이 보이고 보이네

 

이제는 사람을 조금 만나고 싶다

아깝잖아

피부관리에 들인 돈과

이쁜 옷들도 많이 샀는데

과외쌤들한테만 선보이기에는 성에 안차

 

이제 사람들과 대화도 즐겁게 할 수 있으니깐

조금 들어가보자 사람들 속으로

코로나도 잠잠해져 갈테니

 

사람의 기운을 살짝 맛보는 한달이 될 것임

 

중국어 학원을 다니고

프랑스어 과외 헬스장 첼로레슨

정도 하면 되겠네

 

화이팅

 

 

혼자 갖추기- 경제적 안정- 외로움 채우기- 사람기운받기

올 한해 내가 한땀한땀 걸어온 길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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